Sunday, June 21, 2020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지수함수(1) - 손가락과 달, 화살표를 가진 직선은 어떻게 실수체계를 가리키고 있는 가?


지수함수는 처음 배울 때 곱하기를 몇 번 한다고 배운다.
예를 들면 2의 3승은 2를 세 번 곱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2는 밑(베이스)라고 하고 3은 지수라고 한다.

그런데 지수를 실수로 확장하거나 허수로 확장해서 생각하면 완전히 새로운 직관을 얻을 수 있다.  이번 글은 찬찬히 이 과정을 따라가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일단 경고해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새로운 직관을 얻는 것은 결코 쉽게 이루어 지지 않는다. 머릿속에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일이다. 하지만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면 그 쓸모가 무궁무진하다. 특히 지수함수는 물리학의 바탕이 된 운동역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직관을 얻으면 고등학교까지의 수학과 물리의 절반은 땅집고 헤엄치기 수준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숫자의 심상으로 시작해 보자
숫자는 무엇인가? 무언가를 세는 기호이다. 아라비아에서 제일 먼저 기원하였다고 한다.1)
심상이란 무엇인가? 머릿속에 추상화된 이미지가 떠올라야 심상이다. 떠오르는 것에 숫자라는 이름을 붙이면 머릿 속에 객체가 생긴다. 이제 하나, 둘, 셋 세기 시작하면 심상이 떠오른다.

정치공방을 보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손가락을 볼 것인가? 달을 볼 것인가? 한국에서는 사람이 무엇을 셀 때 손가락을 접으면서 센다. 영희가 사과를 손가락으로 세고 있는데 철수는 영희 손톱이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같은 추상 이미지를 공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추상 이미지를 공유하기 위해 기호를 쓴다. 아라비아 숫자 대신 직관적인 비유를 들어보자. 손가락을 접거나, 주판알을 쓰거나, 혹은 길고 짧을 것을 잴 수 있는 자(scale)를 이용해서 줄을 그어서 그 길이를 기호라고 할 수 있다. (달이 아닌 양을 가리키는 손가락 혹은 기호)

기호는 기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혹은 마음속에 떠올랐다가 사라져 버리는 심상에 뿌리를 내리게 도와준 다고 할까? 

옛말에 흐린 필체가 명석한 두뇌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다. 기억은 잊어버리거나 자기편한대로 바뀌어 버리는 반면 기호로 고정되면 꽤 오랫동안 거기 그 자리에 다시 불러오기 쉽다.  

기호를 다루는 위해 계산하는 방법이 하나씩 생겨난다. 손가락을 접는 것으로 더하기를 할 수 있게 된다. 주판알을 올리고 내려서 큰 수를 실수하지 않고 더할 수 있게 된다. 자를 이용해서 선을 덧그리고 전체 길이를 재게 되면 더하기가 된다.

어떤 깨인 원시인이 손가락으로 더하기만 하다가 빼기를 할 수 있게 된다. 손가락을 접는 것이 더하는 것이었다면 손가락을 펴는 것으로 빼기를 하면 된다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접고 펴다가 결국 졉혀져 남아있는 손가락을 보면 답을 알게 된다. 주판알을 이용할 때는 알을 올리는 것은 더하는 것이고 내리는 것은 빼는 것이다. 선을 그릴 때 오른쪽으로 그리면 더하는 것이고 왼쪽으로 그리면 빼는 것이다.

재미난 것은 심상의 기호를 다루기 위해 계산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 도구가 만드는 세상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도구 자체가 세상을 창발한다고 할까? 혹은 도구를 쓰는 비유적인 말세상이 만들어 지기 시작한다. 우리가 머릿속 신경망에 들어가 본다면 도구가 만든 세상을 그려서 여러 사람이 돌려 보면서 품평 할 수 일을까? (이것을 가치관이라고 할 수 도 있고 우주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손가락과 주판알은 이제 접어서 한켠으로 치워 버리고 눈금자로 그린 선이 만드는 세상에 집중해 보자. 
처음에 수의 심상으로 시작하였다. 
눈금선으로 이제 1차원 세상이 머릿속에 펼쳐져 있다. 
여기서 더하기 빼기가 눈금선 위를 걸어가는 것으로 상상할 수 있다. 선세상에서 한걸음 폭으로 눈금을 매겨 놓자. 집이라고 할 수 있는 기준점도 정하자. 
하나 더 필요한 것이 있다. 방향이다. 같은 세걸음이라도 앞으로 뒤로 갈 수 있다.

너무 수학적인 세상이라 머리가 아파올 수 있으니 우리 친구 철수의 도움을 받도록 하자. 철수가 집을 나와서 길을 따라 10걸음을 걸으면 어디에 있는가? 잠깐 집에서 길이 앞개울 쪽으로 향하고 있는데 철수가 개울 반대편에 있는 뒷동산을 향해 걸었다면 ? 그렇다 집을 원점이라고 하고 길에 방향을 정해 두어야 철수가 걸어간 위치를 알 수 있다. 그래서 길에는 화살표로 이정표를 두고 있다. 방향을 가리키려고. ( 빈 종이에 집과 앞개울, 뒷동산, 철수를 그려보자. 여기에 직선이 있다. 원점, 방향, 눈금 있다. 눈금들은 같은 간격이다. -1, 0, 1, 2 숫자들이 눈금마다 쓰여있다.)

자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 했다. 여기서 달만 추려서 심상을 만들 수 있는가? 철수도 없고 집도 없고 앞개울, 뒷동산, 이정표, 걸음 눈금도 없다. 기준점에서 방향을 가진 직선이 있고 각점은 기준점에서의 거리에 해당하는 숫자를 상징한다. 기준점에서 양의 방향에 있는 점은 숫자 앞에 양의 기호(+)를 붙여주고 음의 방향에 있는 점은 숫자 앞에 음의 기호(-)를 붙여 준다.

최대한 간단히 만들고 필요할 때 추가로 그릴 수 있다. 마음속에 있는 눈금자의 장점이다.
원점에서 선을 긋고 끝에 화살표를 그린다. 눈금은 원점에서 떨어진 곳에 하나만 그린다. 쓰지 않았지만 기억할 것은 원점에 0 이 있고 눈금에 1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숫자는 이 눈금에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해서 찾아갈 수 있다. )

이제 마음 속에 눈금선 세상을 만들었다. 이런 기호의 정의가 수학의 시작이다. 이 손가락(눈금직선)은 실수체계를 가리킨다. (독자들이여, 항상 손가락을 이용해서 달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달을 서로 이야기 하도록 해야 한다. 이해한다는 것은 자신의 달을 자신의 머릿속에 품고 있어야 비로소 가능하다.)

이 실수체계라는 달 ( 원점과 방향을 가진 눈금 직선으로 그려볼 수 있는 )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일단 더하기와 빼기. +3-2+1은?

철수의 걸음 비유로 내려가 보면 시작을 집에서 했다고 할 수 있으니까 이렇게 해보자 0+3-2+1 ( 철수가 집에서 앞개울로 3걸음, 뒷동산으로 2걸음, 다시 앞개울로 1걸음 걸었다. ) 우리가 철수의 움직임을 관찰하면 철수는 결국 앞개울로 2걸음 위치에 있는 것을 그려볼 수 있다.

두번째 해 볼 것은 철수가 집으로 돌아오기 위한 방법이다. 지금 철수가 2걸음 앞개울로 왔다. 집으로 가려면 ? 그렇다. 뒷동산으로 2걸음 가면 집에 도착할 수 있다. 이렇게 다음 식을 철수 걸음 비유로 풀어서 이야기 할 수 있다.

 0+2+x = 0 ==>  x=-2 ( 집에 가려면 뒷동산으로 2걸음 간다 )

드디어 0 도 나오고 빼기도 나온다. 축하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알아냈으니.


그 다음에 해보는 것이 정말로 어려운 것이다. 세상을 뒤집는 충격을 받지 않는다면 수학의 세계에 필요한 추상 사고에 벌써 많이 익숙한 것이다.

눈금선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 철수집, 앞개울, 뒷동산은 쉽게 움직이지 못하지만 눈금은 마음만 먹으면 마구 움직일 수 있다. 원점을 지금 있는 위치로 옮기자. 어떻게? 종이 위에서 자를 옮기듯 옮기면 된다. 자의 원점을 철수 있는 위치로 옮겨오자. 그리고 집이 있는 위치를 눈금에서 읽어보자. 집이 있는 위치는 -2 이다. 철수 위치에서 집은 -2 이다. 원점을 옮겨서 값을 찾을 수 있다. 집에 가는 법을 알고 싶다면 원점을 내 위치로 옮기고 집의 위치를 좌표에서 읽으면 된다.

2+x=0 ==> 2+x-2 = -2  ==> x = -2
( 눈금선의 원점을 내 있는 위치로 옮겼더니 가고자 하는 위치(집)가 눈금에 써있음 )

어떤가 똑값은 2+x=0 이라는 방정식을 푸는 과정을 다른 식으로 읽어 낼 수 있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만큼의 충격을 받았는가? 이 원점을 옮겨서 답을 찾는 (좌표 변환) 느낌을 가지는 것이 수학에서 아주 중요한 첫 걸음이다. 미지수 x를 포함한 숫자(실수) 여러 개의 더하기 빼기 식을 만들고 미지수 x를 찾아가는 과정을 눈금선 이동으로 풀어 보는 놀이를 해보기 바란다. 머리에 쥐가 날 수 있지만 그것이 제대로 된 심상을 만드는 과정이다. ( 새, 알 깨짐, 세계, 아프락사스 - 헤세, 데미안 )

다음 글에서 곱하기를 이 눈금선 손가락에 녹여내 볼 것이다.

첨언하자면 최종 목적지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 글 시작하면서 했던 이 이야기의 목적이 기억 나는 지? 그렇다 지수함수에서 지수를 자연수가 아니라 복소수로 확장하여 물리세상을 보는 직관을 얻는 것이다. 2천년 수학의 역사를 하나 하나 녹여나가면서 마음속의 심상을 발전시켜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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