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15, 2020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지수함수(4) - 계속 방향 바꾸는 옆걸음, 수직 기호 i, 오일러 항등식 e^iπ=-1

원은 수학에서 중요한 도형이다. 원은 한 점에서 거리가 같은 점들의 모임이라고 정의한다. 콤파스로 원을 그려 본 사람은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원을 생각해 보자.

예1) 모래사장에 게 한 마리가 우리가 세워놓은 막대기를 바라보고 있다. 게는 막대기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옆걸음한다. (게의 오른쪽이라고 생각하자) 한 걸음 걷게 되면 막대가 왼쪽으로 조금 틀어지게 된다. 이때 게가 다시 정면이 되게 몸통을 왼쪽으로 조금 튼다. 다시 한걸음 오른쪽으로 간다. 다시 정면이 되게 몸을 튼다. 이렇게 계속 옆으로만 걸었다. 막대가 정면이 되도록 조금씩 몸을 틀면서. 
계속하게 되면 모래사장에 게가 남긴 흔적은 어떤 모양을 만들었을까? 원과 비슷하게 출발한 근처로 돌아오게 되었을 것이다. 게는 막대까지의 거리를 생각하지 않고 단지 막대가 정면이 되도록 방향을 조금씩 틀면서 옆으로 걸었을 뿐이다.

예2) 이제 콤파스로 원을 그리는 것을 다르게 생각해 보자. 콤파스의 두 다리는 서로 마주 보고 있다. 둘 사이의 거리는 고정되어 있다. 한 다리 위치를 고정하면 움직일 수 있는 방향은 옆 방향 뿐이다. 중심점을 바라보면서 옆으로만 가다 보면 (앞뒤로는 갈 수 없으니) 원이 완성되는 것이다. 앞뒤로 가지 못했으니 원의 어느 점을 보아도 원점까지의 거리가 같다. 혹은 움직이는 다리가 가는 방향(접선)은 옆(원점까지 그은 직선에 수직) 이 될 수 밖에 없다.

예3) 여기서 원의 정의를 한 평면에서 원점에서 거리가 같은 점의 집합이라고 할 수 도 있고, 수직한 방향으로만 움직일 수 있는 점의 궤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수직한 방향이라는 것이 위치가 바뀔 때마다 계속 조금씩 바뀐다는 것이 상상하기 어렵게 하는 것이긴 하다. 아 쉬운 비유가 있다. 놀이터에 뺑뺑이가 있다. 중심을 바라보고 매달려 있다. 뺑뺑이를 돌린다. 나는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가? 옆으로만 간다. 내가 움직이므로 옆이라는 것도 계속 바뀌기는 하지만..

세가지 예를 들어보았다. 이제 수학적으로 추상화 해보자. 모래사장의 게도 필요없고, 콤파스도 필요없고 뺑뺑이도 필요없다. 그저 수직으로만 계속 가면 된다. 1 위치에서 수직으로 이동한 거리를 2*PI 만큼 가면 제자리로 돌아온다. 절반인 PI를 가면 -1 위치에 있다. 절반의 절반인 PI/2 만큼 이동하면 원점에서 실수직선 위 1 만큼 떨어진 위치에 있다. 

제약이라는 관점에서 이 두 가지 경우를 살펴보자. 수직으로 간다는 것은 거리 변화 없이 옆으로만 간다는 제약과 같다. 즉 "중심점 까지의 거리가 같다"와 "중심점까지 그린 반지름에 수직 방향으로만 이동한다"는 이 두 개의 제약이 실제로 같은 제약인 것이다. 이 제약의 결과는 원이다. 원은 거리가 같은 점의 집합이다. 접선을 생각할 때 어느 점에서건 중심까지의 직선에 접선이 수직인 폐곡선은 원이다. ( 다각형을 그리고 변이 중심선에 수직이 되게 만든다. 다각형을 계속 나누어 더 많은 각을 가진 다각형을 만드는 데 새로 만든 변이 중심선에 수직이 되게 한다. 계속 각을 많이 주면 줄수록 이 제약에 따라 원에 가까워진다.) 무한 다각형이 원이다. 수직조건 제약에 따라 각변의 중심까지의 거리가 같아지게 된다. 당연하면서도 신기하다.

위의 상상으로 우리가 알게 된 것은? "같은 거리다"와 "수직으로만 움직인다는 것"은 같은 제약의 다른 두 표현인 것이다. 둘다 원을 가리킨다. 하나는 결과적인 관점이고 하나는 과정적인 관점인 것이 다르다. 잠깐 옆길로 새서 "성실히 임하면 성공한다"는 말을 생각해 보자.
성공은 결과고 성실히 임하는 것은 과정이다. 성공한 사람은 성실히 임했겠고 성실히 임한 사람은 성공했을 것이다. 성공하라고 하면 막막할 수 있다. 성실히 임하라고 하면 왜라고 의문이 생길 수 있겠다. 성공만 하면 되지 라고 잘못된 길로 들어설 수도 있겠고 성실히만 하는 제자리 맴돌기에 머무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수학은 그런 것이 없다. 같은 거리다 라고 하면 원이 떠오르고 중심을 바라보고 수직으로만 움직여라 하면 원이 그려지는 것이다. 실상에서는 목적을 강조할 수도 있고 과정을 강조할 수 있고 둘다 잘못 될 수 있지만 수학은 동일한 결과를 내는 완벽한 세상이다.


원의 2가지 동일한 제약을 이해했다면 이제 기호를 이용해서 편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약속을 할 차례다. 새로운 손가락이다.

실수를 심상하였던 등간격 직선에서 기호가 2개 나왔다. 바로 +와 - 이다. 그러면 수직방향 기호도 정해보자. i 라고 정해보자. +1은 +방향으로 1 이라는 의미이다. +i*1은 무엇을 뜻할까? 직선방향을 바라 볼 때 직선의 왼쪽 수직방향 ( 수직방향도 2개다. 원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과 오른쪽) 으로 1칸 이라고 "약속" 하자. 원점에 i 방향의 등간격 직선을 하나 더 그리면 이제 평면의 모든 점을 가리키는 숫자를 적을 수 있다. 철수가 마당의 어디이건 숫자로 이야기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앞개울 쪽으로 3걸음 간 다음에 왼쪽 방향으로  4 옆걸음 간다. : 3+i*4
혹은 뒷동산 쪽으로 4 뒷걸음 치고 나서 왼쪽 방향으로 3 옆걸음 간다. : -4+i*3

철수가 이렇게 앞걸음, 뒷걸음, 왼쪽 옆걸음, 오른쪽 옆걸음으로 움직이는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이 있다. 아까 그렸던 원을 이용하는 것이다. 처음 위치에서 갈려고 하는 방향으로 몸을 돌리고 똑바로 걸어가는 것이다. 결록적으로 이것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지수함수의 복소수 지수 형태"로 나타내게 된다. 이 4개의 글 연재에서 처음 하고자 하였던 목표가 드디어 모습을 들어낸다. 지금부터 잘 풀어보자.

지수함수의 의미를 잘 이해하려면 미분, 적분의 개념을 이해하여야 한다. 복소수, 복소지수함수도 이해하는 마당에 미분적분이 뭐가 어렵겠는가. 하지만 한번에 하나씩 소화하도록 하자. 지난 번에 이해한 "어떤 점에서의 변화량이 자기 자신의 값에 비례한다"는 것만 일단 염두에 두면 된다.

지수의 부호가 + 이면 양이 증가하는 것이고, 지수의 부호가 -이면 양이 줄어드는 것이다.
실수직선에서 보면 지수가 양수이면 그 값이 될 때까지 늘리는 것이고 지수가 음수이면 그 값에 해당하는 곳까지 (0보다 큰) 축소해 나가는 것이다. ( 예 : +2 이면 0에서 늘리면서 2가 될 때까지 지수함수 해나감, -2 이면 0에서 2이 될 때까지 양을 줄여나가는 지수함수 해 나가는 것. )

이제 지수 기호에 i 를 써보자. e^i2 이것은 지수가 0에서 2가 될 때까지 90도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 글의 처음에 게걸음 하는, 콤파스 하는, 뺑뺑이 하는 비유랑 같이 움직이는 것이다. 어느 만큼 이동할까? 그렇다. 반지름의 2배만큼이다. 

지수함수에서 +,- 는 양을 늘리고 줄였다. i, -i 는 오른쪽, 왼쪽으로 회전하는 것이다. 드디어 지수함수를 이용해서 회전을 혹은 방향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기호가 +i 이면 90도 방향으로 그 숫자에 해당하는 원주 길이 만큼 원을 따라 회전하는 것이고 기호가 -i 이면 -90도 방향으로 그 숫자에 해당하는 원주 길이 만큼 회전하는 것이다.
여기서 출발점은 0 일 때이므로 실수선의 1 눈금에 해당하게 된다. (여기서 원주길이만큼 회전한다는 것은 지수함수의 밑이 자연상수 e = 2.71828... 일 때만 해당한다. 미분, 적분으로 계산하면 나온다. 밑에 어떤 양수를 놓더라도 크기가 1인 원이다. 다만 회전하는 속도가 다를 뿐이다.)

이제 회전의 연산을 해보자. 지수함수의 특성이 기억나는가? 지수함수의 곱은 지수의 합을 나타낸다. 원주길이1(세타1)을 돌고 원주길이2(세타2)를 돈 것은 합친 원주길이 (세타1+세타2)를 돈 것이다. 이제 지수함수로 원위의 점을 나타낼 수 있으니까 적절한 연산을 찾으면 되는데 이는 곱하기가 된다.
   e^(i*(θ1+θ2) = e^(i*θ1) * e^(i*θ2)

이렇게 지수함수의 지수에 허수를 넣으면 복소평면에 반지름 1인 원을 가질 수 있다. 허수 지수인 두 지수함수를 곱하는 것은 회전을 더하는 의미가 된다. ( i 기호를 붙인 숫자를 허수라고 부른다. 역사와 관계가 있다. i 라는 기호도 이 역사에서 상상을 뜻하는 imaginary 에 어원이 있다. 실제는 실수체계와 수직관계에 있다는 기하학적 의미가 있다는 것은 오일러 후세의 이야기이다. )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지수함수에 허수를 넣으면 원주길이만큼 돌아간 단위원 상의 점을 가리킨다.

힘들게 질문과 설명을 거쳐 답이 나왔다. 장장 4개의 긴 글타래였다.

이제 수학적인 모델이 나왔으니까 유명한 오일러 항등식을 살펴보는 것만 남았다. 오일러항등식이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이유를 혹자는 신비한 세가지 숫자의 결합으로 설명한다.역사적으로는 따로 발견한 3가지가 하나로 뭉쳐지는 손가락이 나온는 것이다. 
(π 는 기하학에서 원주와 지름의 관계에서 나왔다. 
i 는 2차방정식을 풀기 위해 나왔다. 유령같은 허수라고 생각했다. 
e는 천문학 계산을 도와주기 위한 로그함수에서 나왔고 계산기준 정하다 보니 2.71828.. 이었다. )

우선 허수축 전체 ( 좌에서 우로 달리는 실수 직선에 수직 교차하는 아래에서 위로 뻗는 실수 직선)가 지수함수를 통해서 어디로 변형되는 지 생각해 보자.
  0의 눈금은 e^0=1 (1,0)에, pi/2 눈금은 exp(i*pi/2)=i (0,1), pi 눈금은 exp(i*pi)=-1

그렇다 아까 원주를 따라 돌았던 게의 흔적 중의 특정 점 3개를 지수와 허수와 파이를 이용해서 표현한 것이다.

각 눈금이 옮겨가는 것을 해 보았으므로 모든 실수 값이 어디로 옮겨갈 지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해보면 원점을 중심으로 하는 반지름 1인 원의 원주상 점으로 옮겨간다. [-pi/2, pi/2] 구간의 모든 점이 단위원의 원주위의 점으로 차례로 대응된다. 그 범위를 넘어가는 점은? 주기적으로 한바퀴를 돌아서 계속 대응된다.  ( 지수함수의 밑이 자연상수 e, 각도의 단위가 라디안일 경우에 한함. 자연상수는 원점 기울기가 1, 라디안은 길이비로 표현하는 각도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

    이 실선을 원으로 옮기는 맵핑은 수식으로 적어둘 필요가 있다. 너무 유명하기 때문이다.
           오일러 공식 :  exp(i*θ) = cos(θ) + i*sin(θ)
         ( 오일러 공식은 "보석" 이다. 리차드 파인만, Physics Lecture )

     고등수학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을 위해서는 θ=π 인 경우인 "오일러 항등식"이 알려져 있다. 다른 역사를 가진 불가해한 3가지 기호가 모여서 -1의 값을 가지게 되었다.

          e^iπ+1 = 0  ( e^iπ = -1 )

이번 시리즈의 마지막 요청이다. 마음속에 만든 직선과 단위원의 심상으로 이 보석을 직관해 보자.
  원점과 단위점을 그린 실선을 마음속에 그린다.
  원점을 중심으로 단위점을 지나는 단위원을 그린다.
  단위점에서 단위원을 따라 π 길이만큼 움직였더니 (반원) 다시 실선과 만났다.
  그 점은 -1 이다. 

어떤가? 암호처럼 보이던 수학기호가 달덩이처럼 무언의 말을 속삭이는 것 같지 않은가?
현현한 밤하늘의 반달이 보석처럼 보이기를..

다음에 기회가 되면 미분 적분을 풀어보고 더하여 자연상수 e가 왜 자연상수 인지 생각해 보자.

(글 4개의 연재 끝)

No comments:

Post a Comment